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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내 가슴을 따스하게 한 조회장님.

이름
:  정종득신부  작성일 : 2005-05-21 12:57:30  조회 : 7323 

 

       아직도 내 가슴을 따스하게 한  조회장님


       난, 어제(2005년 5월20일) 앵베르 범(范)주교님이 박해로 인해 잠시 피신한 곳을 답사하러 갔다. 지난번 답사할 때 증언하신 분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그때 증인 집에서 옛날 신앙서적을 보았다. 그 중에서도 <천당직로>라는 책이 맘에 들어 이 책 “저에게, 저의 연구소에 기증하세요.” 했더니 대답도 없이 그냥 책을 다시 장에 넣으시기에 아쉬움이 있었다.


       증언자이신 조정환(요셉)회장님 집안은 역대로 공소회장을 지내오신 뿌리 깊은 신앙인 집안이다. 특히 할아버지의 선교와 신앙공부는 대단하셨다.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 당신의 기도를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언제든지 가서 열정으로 기도를 하셨던 분이시다. 그 손자인 조회장님도 열심한 신앙인임을 반증하는 흔적이 많이 남아있다.

   오늘은 회장님을 만나 집안 신앙내력도 듣고 책도 기증을 받기 위해서이다. 그곳에 도착하니 방금 남편이 모가 탄다고 모판에 물을 주시려고 나갔다고 하시며 부인께서 잰걸음으로 논에 가셔서 남편을 불러오셨다. 구면이라서 더욱더 반갑다. 처음 만났을 때에는 인상이 조금 거시기 했는데 오늘 만나니까 인상이 좋으시다. 아마 내가 그때 내 맘이 찌그러져 있었나보다.


       자매님이 참 친절하시다. 안내도, 맛있는 수박도, 음료수도 자매님의 친절과 애정이 배어있다. 온갖 정성을 다린다. 더욱 놀란 것은 기억력이 좋으셔서 집안 내력이며 신앙생활의 이야기를 술술.....하신다.  증언도 가감없이 정확하게 말씀하신다. 자매님의 증언에 의하면 본인은 순교자 집안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진천에서 이곳에 정착하는 과정을 보거나, 또 자신이 이곳에 시집와서 들은 것을 종합하면 충분이 입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매님의 증언에 비추어보면 이 집도 아마도 순교자 집안이 아닌가 여겨지며 나중에 더 조사해야 하겠지만 지금 판단으로는 상당한 논리가 근거이다.


       “혹시 순교자 후손을 밝힐 수 있는 성물, 책이 있느냐”고 물으니 “저번 신부님의 보셨던 책이 전부입니다.”라고 말씀하신다. 그래서 보자고 하니 책을 한보따리 가지고 나오셨다. 지난번 자세히 보지 못했기에 이번에는 차근차근 보기로 했다. <한국 가톨릭 지도서>,<성서직해>,<천당직로>등 이었다. 어떤 책은 하도 봐서 책이 너덜너덜 대는데 두꺼운 종이로 꿰매어서 본 흔적이 있다. 이토록 보았으니 얼마나 읽고 묵상했을까? 얼마나 하느님의 감동을 받았을까 ? 가슴이 벅차온다. 부럽다. 감사하다.


       제가 회장님 3권만 우리 연구소에 기증하시면 “대대로 보관도 되고 교회사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했더니 쾌히 허락하셨다. 그런데 책을 꼼꼼히 보다보니 5권 정도가 꼭 필요해서 미안한 맘으로 “5권정도 줄 수 있으세요.”했더니 쾌히 승낙했다. 그래 순교자 집안의 후손, 역대 회장을 지내신 훌륭한 가정의 신앙심을 엿볼 수 있었다.

       자매님께서 말씀하시길 따님이 수녀님인데 어느 날 본가에 오셔서 수도원에서 신앙고서를 모으니 아버지께 책을 좀 달라고 했는데도 주지 않았는데 신부님께 드리는 참 이상하다는 것이다. 나보다는 따님이 더 소중하셨을 텐 데 말이다. 따님을 더 주고 싶으셨을 텐데..........


       나는 매번 답사 때 마다 하느님께서 하나씩 깨달음의 은총을 주신다. 오늘은 이것인 것 같다. 따님보다도 교회를 먼저 생각하고 하느님께 영광을 들어 올리는 것에 항상 첫 마음이 있다는 것을...... 그래서 그 책은 내게 준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교회에 봉헌한 것이다. 육적인, 가시적인 것을 뛰어넘는 회장님의 신앙심의 뜨거움이 내 가슴에 전해오고 있다. 


       회장님은 이번 답사 방문 내내 항상 얼굴에 홍조를 때시며 답하시고 살짝 웃으시면서 이야기를 하셨던 모습이 지금도 내 앞에 있다.

 

                  다음 글까지 건강하세요! 천주님의 은총이 충만하시길 기도하며

                                  구산성지지기 겸 수원교회사연구소 소장   정종득 바오로 신부 올림

 





정미랑
신앙은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이 선물을 잘 받아들이고 잘 사용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잘 나눌 수 있는 것은 먼저는 본인에게 달려있다고 여깁니다. 선조들의 신앙유산을 잘 지키고 잘 실행하면서 귀한 보물을 선물하신 회장님의 마음에 감동을 받습니다. 오늘 복음에 바르톨매오에게 기적을 행하신 예수님께서 그에게 "떠나라"고 하십니다. 이는 바로 이제까지의 고정된 세계관에서 복음적인 행로의 길로 들어서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는 묵상을 하였습니다. 참된 신앙인이 된다는 것은 나를 염두하지 않고 그분을 바라보면서 가는 것이라고 여깁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시리스-
2005-05-26


당신은 , 죄가 가벼워 질때까지 일어나지마라.
사순시기 말씨앗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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