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3년 3월 16일 사순제 2주일 주보연재에 실린 글입니다. ********************************************************
치명하신 윤유일 어르신을 기리며
*** 윤유일과 나 ***
세월은 흘러가버리는 것이 아니라 차곡차곡 쌓여가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인간에게 다가오는 맡겨진 시간들을 어떻게 맞이하느냐에 따라 세월의 가치는 정해진다.
순교자 윤유일(바오로)에 대한 글을 마치는 지금, 내 가슴 깊은 곳까지 스미는 그분의 향취를 어떻게 글로써 표현할 수 있단 말인가?
고난의 밀사 윤유일!! 그는 하느님께로 향한 뜨거운 피와 아울러 자신에게 다가오는 정황들을 올바로 식별하는 냉철한 이성을 가진 순교자이다. 그는 엄동설한도, 스스로 택한 천한 신분의 삶도, 수 없는 고통의 산과 끝이 보이지 않는 가시밭길도 희망을 안고 기쁨으로 걸어가신 위주치명자 (爲主致命者)였다.
이렇게 순교자 윤유일이 함께했던 그 시간들이 오늘 나에게 거룩한 시간으로 다가오듯이 나또한 후손에게 거룩한 시간을 남겨줄 수 있도록 다짐해 본다.
멀고먼 중국북경 고난의길을 한마디 원망없이 걷고걸었네 단하나 조선구원 소망을품고 칠천리 엄동설한 압록강건너
신앙의 다리놓아 주님모시고 신부님 모셔올길 닦아놓았네 바라고 또바라던 사제모시니 이제는 그무엇이 또남았으랴
작당한 박해무리 혈안이되어 윤유일 사학괴수 때려죽이네 그육신 땅에묻기 과분타하여 시퍼런 강물속에 던져버렸네
그러나 그강물은 천국향하네 일평생 쟁기잡고 돌아봄없이 세상의 모든것을 천주께바친 치명자 윤유일의 공덕과함께
2003.3.5. 재의 수요일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