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 심칠여 아우구스티노(1832~1868)
주님의 머슴 십자가
“천당에 올라가면 이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 하여…
SketchStory
-주님의 머슴 십자가-
지게가 두 개 겹쳐진 모양의 십자가이다. 그가 머슴 출신이었음을 표현하는 것이다. 매우 단순한 십자가다. 머슴으로 고달팠던 지상의 삶이, 주님의 선택으로 천상에서 하느님 머슴이 되는 영광을 얻었다.
십자가를 만들며 나는 주님이 주신 짐을 가볍게 지고 가는가? 이웃의 짐도 기쁘게 나의 지게에 지고 가는가? 수없이 생각했다.
심철여 아우구스티노 (沈七汝, 1832~1868)
심칠여는 구산 신자들 사이에서 전승되어 오지 않던 순교자이다. 그러나 {좌포청등록}에 따르면, 구산 태생으로 1859년 무렵에 이웃 마을에 살던 신자 심성일(沈聖一)의 집에서 머슴살이를 하다가 교리를 듣고 입교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후 그는 1864년에 제4대 조선 교구장 베르뇌(Berneux, 張敬一) 성인 주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아우구스티노’라는 세례명으로 영세를 하였다.
심칠여는 1868년 윤4월 4일에 강원도 원주 태생 조종구(타대오), 경기도 지평 태생 민효원(나자로), 경기도 광주 태생 홍희만, 경기도 구산 태생 최지현 등과 함께 체포되어 문초를 받았다. 처음의 문초 때에 그는 마음이 약해져 천주교를 신봉하지 않는다고 대답하였으나, 이내 마음을 돌려 굳게 신앙을 고백한 뒤 많은 매를 맞고 순교하였다. 당시 그의 나이는 37세였다. 이후 순교자의 시신은 찾지 못하였으나, 훗날 구산 신자들이 그의 용덕을 기려 구산에 그의 의묘를 조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