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3년 7월 20일 연중 제16주일 , 저의 졸필을 수원교구 주보에 연재한 글입니다. ****************************************************************
** 어느 교우의 순례 노래 **
삶의 실타래가 엉켜있거나, 풀리지 않는 문제에 직면하면 우리네들은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어 한다. 아마도 그것은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보다 그곳에 가면 무엇인가 풀릴 것 같은 기대 때문이리라. 그래서 떠날 때 많은 것을 얻는다고 했던가!
이렇게 내가 떠나가고 싶은 곳은 어디일까! 천길만길의 웅장한 폭포가 있는 곳일까? 석양빛을 머금고 펼쳐진 아름다운 빙하일까? 솜사탕 구름 속 파란 하늘과 오색 단풍이 어우러진 에덴동산 같은 곳일까?
아니면 또 다른 어디일까? ...... 나는 어디에서 내생의 엉킨 실타래를 풀고, 내삶의 희망을 찾는가?
내가 만난 어떤 사람은 항상 그곳에 가기를 좋아한다. 그곳에서 이 세상을 살아갈 힘을 얻는다고 한다. 그가 좋아하는 그곳은 바로 우리 신앙선조들이 머물고 계시는 순교의 땅이다.
순교의 땅에서 순교자들처럼 하느님을 향한 열렬한 사랑의 정과 항구한 신앙의 끈기를 배우기 때문이란다.
그 분과 신앙선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면 나는 늘 감동에 쌓인다. 신앙선조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영성에 탄복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리고 그 분은 실제로 신앙선조들의 삶을 도보순례나 답사를 하면서 체득하시는 분이다.
몇 달 전 이었을 것이다. 어느 날 그 분이 내게 “신부님, 이거 제가 교우들과 보다 의미 있는 성지순례를 하기위해 버스 안에서, 성지에서 부르는 노래입니다”하며 작시(作詩)가 담긴 공책을 건네주는 것이었다.
그 안에는 총 4곡이 담겨있었는데 읽어보니 전부 주옥같은 시이다. 부르면 부를수록 깊이를 더해가고 내 삶을 맑게 해 주기에 오늘은 그중에 하나만 소개할까한다.
순례 노래
인생- 은 나그네길 초로같은 인생이라 부르시면 가야하네 누가감히 피할손가 핑계로서 통할손가 권세로서 막을손가 인삼녹용 불로초도 죽음길엔 소용없네 공수래- 공수건데 돈모았다 자랑마소 모아둔건 두고가고 적선한건 갖고가리 온천하를 다얻은들 영혼구령 못한다면 무슨소용 있단말가 영원형벌 어이하리 쉬었다가 가는현세 끝없는줄 생각마소 설마할제 부르시면 때는이미 늦었다오 살았을제 힘쓸일은 선행밖에 또있는가 대군대부 우리주님 만유위에 흠숭하고 네이웃을 내몸같이 사랑하라 하셨다네 가슴에- 손을얹고 이내죄를 반성할제 이웃사랑 하기커녕 미워하고 헐뜯었네 내눈들보 못보고서 남의눈티 크게보고 이내죄는 작게보고 남의죄만 크게봤네 땅을치고 통곡하며 주님자비 구하오니 불쌍한- 이죄인을 한번만더 용서하사 착히살게 하옵소서 영원생명 주옵소서
- 1978년 9월 순교자성월에 김 마티아 (진용)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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