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촌 답사기
구 홈페이지에 2009년까지 게재된 정종득 바오로 신부님의 글을 옮겨 온 것입니다. 현재 중단되어 있습니다.
제목다시시작하며 (기분좋은 날 오늘만 같아라)2021-04-21 04:23
작성자 Level 10

요즘 성지 일, 연구소 일 등 선적한 것이 많아서 교우촌 답사기를 쓰지 못했는데 오늘 부터라도 뛰엄뛰엄 쓰겠습니다. 그동안 기다리셨던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주님께 영광 


기분좋은 날!!!!!
기분 좋은날............ 오늘만 같았으면....
성지에서 11시 미사가 끝나고 교우분들과 인사를 나누는데 어느 자매가 다가와서 "신부님! 드릴께 있어요"하는 것이다. 
뭘까 양말일까 ? 아니면 ?

긴종이 봉투에 무엇인가 두툽하게 있는 것이다.
" 신부님이 필요할 것같아서 가지고 왔어요".... 궁금은 더해갔다

"제가 가지고 있는 것보다 신부님이 연구소도 맡고 있으니까 신부님이 더 필요하고, 신부님이 가지고 계신게 더 나을 것같아요"하면서 건네는 데..............

아 감격이여!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랑하는 것이였다 
그것은 우리 신앙선조들이 쓰셨던 옛날 성서 , 성월묵상, 기도서등 5권이였다. 
너무 감사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여러가지 이지만 그중에서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우리의 신앙선조들이 보시던 책을 보는 것이다. 오늘은 너무 감사해야할 날이다. 

그 자매의 아름다운 마음에 감사를 드린다. 7대째 내려오는 뿌리깊은 신앙인이다. 조부께서 쓰시던 책인데 동생이 이민가시면서 동생에게 물려주었는데 ...... 신부님이 요즘 "천당직로(천당에 가는 옳바른 길)"라는 책을 강론때 설명해주고 묵상해주셔서 너무 좋아서 신부님께 보탬이 될 것같아 책을 기증한다고  하시면서 겸손해 하시는 모습속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제가 교우촌 답사를 가서 이것저것 물어보다가 신앙서적 가지고 계시냐고 하면,  어떤 교우분들은 신앙서적을 선듯 기증하시지만,  어떤 교우분은 책을 구경조차 시켜주지 않으려고 한다. 내가 안가지고 갈테니 구경만 합시다하면 겨우 내놓은 교우들도 있다. 

그러나 이 자매는 연구소 일을 하는 나에게 더 필요할 것이라며 주시는 큰 마음, 너무 아름답고 고귀한 선물이었다. 

그래서 이것에 관한 메모를 차곡차곡해서 이 다음 박물관이나 기념관이 지어지면 잘 전시하고 그 밑에 이 아름다운 교우의 이름과 내력도 적어 놓을 생각이다. 



  2004년 예수성심 성월  첫날에
                    구산성지지기  정종득 바오로 신부
 

2004-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