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 영광 제가 구산성지에서 어느날 강론으로 어떤 분이 멜로 보내준 시를 낭송해드렸는데, 순례자들이 글을 홈피에 올려달라고 해서 이렇게 올립니다. 이 시를 통해 아무쪼록 은총 충만한 시간 되시길 기도합니다. 누구의 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 저무는 날에
주님, 이 생명이 질 때 저는 빈손으로 당신 앞에 나아가렵니다.
저무는 11월에 한 장 낙엽이 바람에 업혀 가듯 그렇게 조용히 떠나가고 싶습니다.
그 이름 사랑이신 주님, 제게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 앞에서도 결코 서러워하지 않는 마음을 주소서.
많은 것에 애착하며 손 놓기 싫어하는 제게 세상에서 만난 이들은 모두가 손님일 뿐 아무도 제 최후의 행방을 묻는 주인이 될 수 없음을 알게 하여 주십시오.
그 이름 빛이신 주님, 한 점 흰 구름 하늘에 실려 가듯 그렇게 조용히 당신을 향해 흘러가고 싶습니다.
해 저문 가을 들녘에 말없이 엎디어 있는 볏단처럼 죽어서야 다시 사는 영원의 의미를 깨우치신 사랑하는 저의 친구, 부모님, 친척, 여러 이웃의 영혼에게 영원한 평화와 생명을 주소서.
작성일 : 2006-11-14 |